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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조선일보 [사회] 기사

간식 사기 귀찮아, 요가 시간 안 나… "창업했소"

 - 40명의 창업가가 말하는 '성공 공식'
팀에서 간식 구매 담당하던 막내, 배달회사 차려 300여개社 거래
커피 찌꺼기로 벽돌·화분 제작, 쉬고있는 낚싯배 예약 시스템… '생활 속 불편함'이 성공 비결

가슴 한쪽에 '사표'를 품고 창업을 꿈꾸는 직장인이 많다. 하지만 말처럼 쉽진 않다. 어떻게 창업 아이템을 찾아 성공적인 내 사업을 일굴 수 있을까?

출판사 이앤송이 이런 질문에 답을 찾도록 돕는 '창업 지름신'을 최근 출판했다. 조선일보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직업·창업 관련 인기 네이버 포스트인 잡스엔에 게재된 창업자 40명의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창업자 40명은 사소한 이유와 색다른 시각으로 창업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귀차니즘, 트렌드, 결핍, 생활 속 불편함을 읽는 눈과 사안을 뒤집어 보는 발상의 전환이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원본보기귀찮아서, 시간이 모자라서 등 사소한 이유로 창업한 이들은 생활 속에서 느낀 결핍과 숨은 욕망을 읽은 것이 창업 비결이었다고 말한다. 왼쪽부터 이웅희 스낵포 대표, 김효선 마인드바디소울 대표, 조맹섭 마도로스 대표, 임병걸 커피큐브 대표. /잡스엔

첫째 창업 성공 비결은 생활 속 불편함을 찾는 것이다. 기업 간식 배송 서비스를 하는 스낵포 이웅희 대표는 자신이 느낀 불편함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대표는 IT 회사에서 7년간 막내로 생활했다. 팀 간식을 구매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간식 사는 일이 겉보기와 달리 쉽지 않았다"며 "남이 대신 간식을 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사업으로 연결했다. 2017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음료수·신선식품·간편식까지 총 4000여 가지 식품을 기업에 팔았다. 현재 삼성SDI,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블랭크코퍼레이션 등 300여 회사가 그의 고객이다. 올해 매출 20억~25억원을 예상하는 그는 "귀찮았던 일이 창업템이 됐다"며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간식 자동 큐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세탁물을 택배처럼 GS25 편의점에 맡기는 서비스를 하는 리화이트도 사용자의 불편함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현우 리화이트 대표는 "앱을 통해 세탁소를 검색할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이 출근할 때 편의점에 세탁물을 맡기고 퇴근 때 찾아오면 된다"며 "우리 서비스가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부족한 돈과 시간에 시달리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 창업 아이디어를 찾은 이도 있다. 기업 전문 요가 브랜드인 마인드바디소울의 김효선 대표는 시간이 없어 요가원에 나오지 못하는 직장인을 주목했다. 회사의 사무실 의자 등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요가 자세를 고안했고, 직접 기업에 나와 요가를 가르쳤다. 지금껏 김 대표 회사가 출장 나간 기업은 700곳이 넘는다. 김 대표는 "내가 요가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낀 편안함과 안정감을 직장인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마이스윗인터뷰의 김태문 대표는 과외를 하다가 사업 아이디어를 찾은 경우다. 그는 취업 준비생에게 면접 때 입을 정장 등을 빌려주는 사업을 한다.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영어 과외를 했는데, 면접을 앞두고 복장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수요가 있으니 사업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숫자 뒤에 숨겨진 시장의 성장성을 포착하고 창업한 경우도 있다. 조맹섭 마도로스 대표는 늘어나는 낚시 인구 데이터를 보며 낚싯배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고, 임병걸 커피큐브 대표는 매일 140t씩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모아 벽돌과 화분 등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이 창업 초기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건 아니다. 조맹섭 대표는 두 달 동안 전국 항구 300곳을 돌며 낚싯배 선장을 만나 설득했고, 김태문 대표는 전기료를 낼 돈도 없어 사무실 구석에 돗자리를 깔고 숙식하며 버티기도 했다. 김현우 대표는 "비즈니스는 결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며 "비즈니스 모델 하나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장 반응을 잘 살핀 다음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검증될 때까지는 지금 있는 회사에서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김성민 기자 dori2381@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http://naver.me/FfmOH6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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